2011년 11월 2일 수요일

內戰에 코·귀 잘린 그녀… 자식 8명을 위해 1000원을 번다 - 1등 인터넷뉴스 조선닷컴

굴루(우간다)=유마디 기자

  • 입력 : 2011.11.03 03:09 | 수정 : 2011.11.03 11:28

    [우간다]
    8세 때 소년병으로 끌려간 그 - 탈출하다 총알 머리속에 박혀… 같이 있던 형은 토막 살해돼
    20세 때 위안부로 끌려간 그녀 - 13년간 고생, 아이 3명 낳아… 도망치다 큰애는 총 맞아 사망

    라 윌 콘시(여·30)씨는 흙먼지가 자욱한 시장 바닥에서 토마토를 팔고 있었다. 코와 입, 귀가 잘려나간 얼굴은 우는 것인지, 웃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토마토도 땅에 버려진 것을 주워온 듯 성한 것이 드물었다.
    지난 9월 8일 아프리카 북부 우간다 굴루(Gulu) 마을의 시장. 콘시씨가 하루 내내 야채를 팔아 번 돈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1000원 정도다. 이 돈으로 집에 있는 자녀 8명을 먹이고, 가르친다.
    콘시씨는 1992년 여름 21세 때 마을 여성 11명과 동쪽 굴루 지역의 강을 건너다 무장 반군에게 잡혔다. 우간다 정부를 반대하는 '신(神)의 저항군'은 잔인했다. 인근 공터로 끌려간 이들은 일렬로 세워졌고, 날카로운 칼로 코, 입, 귀를 잘렸다. 잘린 부위를 먹어야 했다.
    반군은 "마을로 돌아가 우리의 무서움을 전하라"는 말과 함께 여성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콘시씨는 병원에서 6개월을 보냈고,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자녀들은 동네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 오랜 내전(內戰)으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고통의 현장 우간다에선 콘시씨 같은 여자가 드물지 않다. 사람들은 이들을 '괴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군은 정부군과 싸우는 대신 마을 사람들을 괴롭혔다. 크리스마스와 같은 기념일이나 모두가 잠든 새벽에 부녀자를 납치했다.

    ▲ 우간다 여성들에게 내전은 끔찍한 지옥이었다. 21세 때 우간다 정부 반군에게 붙잡혀 코, 입, 귀가 잘려나간 라 윌 콘시(여·30)씨가 우간다 굴루(Gulu) 마을의 한 재래시장에서 토마토를 팔고 있다. /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10대 소년, 소녀 2만5000여명이 끌려가 소년병으로, 위안부로 살아야 했다. 곳곳에 대규모 난민촌이 생겼고 아버지를 알 수 없는 아이들이 태어났다. 내전은 2006년 8월 우간다 정부와 반군 사이의 평화 협정으로 일단락됐지만 20년간의 상처와 고통은 아직도 그대로다.
    로날드(22)씨는 8세 때인 1997년 크리스마스날 새벽에 반군에게 납치돼 소년병이 됐다. 우간다, 수단, 콩고 등을 떠돌며 매일같이 누군가가 죽는 모습을 보면서 살았다. 탈출하다 7발의 총알이 몸에 박혔다. 머리에도 한 발이 박혀 있다. 로날드씨는 "합께 납치됐던 사촌형이 토막 살인을 당하던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머리에 박힌 총알 때문에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지기도 하고,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플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웃 마을에는 1995년 반군에 의해 수단으로 납치돼 13년 동안 위안부 생활을 한 조이스(33)씨가 산다. 아이 셋을 낳았고, 그 하나는 수단에서 우간다로 탈출하다 반군의 총에 맞아 죽었다. 둘째 딸인 스코비아(11)도 당시 총에 맞아 한쪽 팔을 쓰지 못한다. 조이스씨는 "반군이 마을에 남은 이웃들의 몸에 파라핀을 끼얹고 불을 붙이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아직도 그때 기억들이 떠올라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난민촌에 산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주는 곳이 있다. 월드비전 우간다센터는 1994년부터 내전의 고통을 겪고 있는 소년병과 위안부를 비롯, 피해를 본 마을 주민들의 재활을 돕고있다. 아동재활센터, 성인센터, 모자(母子)센터 등을 통해 전쟁 피해자 1만4000명 이상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내전이 종식된 지 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전국 곳곳에서 소년병과 위안부들이 고향을 찾아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 [사랑만이 희망입니다] 內戰에 코·귀 잘린 그녀… 자식 8명을 위해 1000원을 번다 - 1등 인터넷뉴스 조선닷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