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허위 출장서로 수천만원 빼돌려 본부장에 상납
조백건 기자 입력 : 2011.11.07 03:05 | 수정 : 2011.11.07 04:50
농어촌공사의 조직적 비리
공금 횡령해 룸살롱에 가고 기부금 처리해 세액공제까지… 출장신고 해놓고 골프치기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올해 1월, 9월, 10월에 제보를 받고 농어촌공사를 조사했다. 그 결과 조직적인 횡령과 상납이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는 모두 사실로 밝혀졌다. 비리와 관련된 직원들은 본부와 지방 본부, 산하 지사까지 전국에 걸쳐 있었다.
①만성화한 횡령과 상납
공사의 A 지방 본부장은 2009년 부임하자마자 총무처장에게 "본부장 골프 라운딩비와 각종 경조사비를 공금에서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적발된 본부에서는 A 본부장 부임 이전에도 직원들이 허위 출장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예산을 횡령해 매달 100만~200만원씩 본부장에게 관행처럼 상납해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A 본부장 역시 이런 관행대로 2009년부터 올해 6월까지 2800만원을 상납받았다.
A 본부장은 또 같은 기간에 총 27차례에 걸쳐 업무 간담회라는 허위 명목을 내세워 본부 인근 음식점 3곳에서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1195만원을 현금으로 되돌려받는 '카드 할인'을 했다. 그는 또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아는 제3자에게 쓰라고 줘서 300만원을 부당하게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B 본부 소속 직원들은 2009~2010년 동안 허위출장서 작성을 통해 5280만원을 빼돌렸으며, 팀장 5명은 이 돈 가운데 매월 200여만원씩 총 4950만원을 본부장에게 상납했다.
정부 관계자는 "더 윗선으로 상납했는지도 추적했으나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 자료사진 /조선일보DB
②횡령금을 골프 라운딩 비용으로
적발된 임직원들은 횡령한 공금을 골프 라운딩 비용이나 유흥비 등으로 흥청망청 사용했다. 공사 김포지사와 연천·포천지사는 올 4~9월 1925만원을 빼돌려 상사 접대와 회식비 등으로 썼다. 특히 김포지사의 한 직원(4급)은 이렇게 횡령한 돈으로 2008년 9월부터 3년간 94차례에 걸쳐 경기 의정부의 한 유흥업소를 출입하며 성매수도 했다. 심지어 룸살롱비를 기부금으로 처리해 연말 세액공제 때 671만원을 돌려받기도 했다.
③뇌물 수수에 근무시간 골프까지
이들은 공사가 발주하는 사업을 수주하려는 업체들로부터 뇌물과 각종 향응도 받았다. 김포지사의 한 직원(4급)은 업체로부터 최근까지 770만원 상당의 식사 접대와 향응을 받아 적발됐다. 이 직원은 또 올해 8월에는 업체 사장으로부터 휴가비 명목으로 현금 50만원을 받았다. A 본부장은 올해 4월 이틀간 출장 신고를 해놓고 종일 골프를 쳤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