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25일 목요일

스티브 잡스의 교훈…'인문학과 IT의 결합' | Daum 미디어다음

 

스티브 잡스의 교훈…'인문학과 IT의 결합'

조선비즈 | 박지환 기자 | 입력 2011.08.26 12:13 | 수정 2011.08.26 13:18

'첨단 IT 산업과 왠지 약간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인문학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인문학적 소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 세계 CEO(최고경영자)들에게 인문학 붐을 일으킨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사실상 은퇴를 선언하자 잡스의 부재가 애플에 미칠 영향에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그래픽=조경표

애플이 이미 세계 IT 시장에서 확고하고도 안정적인 반열에 올라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잡스의 은퇴를 애플의 불확실한 미래와 연결짓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는 잡스가 대다수 CEO들과 달리 인문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첨단 IT기술을 접목한 불세출의 CEO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잡스가 없는 애플이 지금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잡스는 대학을 한학기만에 중퇴한 뒤 철학과 인문학 강의를 도강했다. 특히 타이포 그래피 서체 수업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글자들의 자간과 행간 등 여백의 다양함이 타이포그래피를 어떻게 위대하게 만드는지를 연구했다. 잡스는 타이포그래피가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고 회상했다. 이 때 배운 타이포그래피 지식은 훗날 애플 창조의 핵심 에너지로 작용, 그는 첫번째 매킨토시를 구상할 때 타이포그래피 지식을 활용해 자동자간조절(Kerning) 기능과 퀵(Quark Xpress) 기능을 집어넣을 수 있었다.
인문학과 IT 기술의 융합을 연구하는 인텔의 '상호작용 및 경험(Interaction & Experience Research)' 연구소장인 제네비브 벨 박사는 "기업 세계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시장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어 성공을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과 시각이 필요하게 됐다"며 "이런 면에서 잡스가 인문학을 강조한 것은 옳은 일로 판명났다"고 말했다.
잡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IT 기업들은 한결같이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모토로라의 휴대폰 사업을 인수한 구글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하드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했지만 동시에 심리학을 복수 전공했다. 또 그는 어린 시절부터 그리스 로마신화를 탐독하고 고대역사와 문학 등 인문학 분야에 조예가 깊다. 이러한 점이 구글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잡스나 저커버그 스스로도 애플과 구글의 놀라운 성장 배경에 인문학 소양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인정한다. 잡스는 "애플의 창의적인 IT제품은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서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인문학의 중요성을 설명한 바 있다.
저크버그는 "우리는 기술회사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기술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문학적 상상의 세계가 페이스북의 지향점임을 강조한다. 또 직원을 채용할 때 "당신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직원들의 인문학적 상상력을 평가하고 있다.
세계 컴퓨터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의 절대 강자인 인텔도 인문학을 활용,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대다수 IT 기업들이 미래 세상에 대한 예측 없이 최첨단 제품과 기술개발에 몰입해 있는 모습과 비교된다.
인텔은 미래 컴퓨터, 인터넷 모바일 기술의 발전 방향 및 인간과의 소통방식 등을 연구하기 위해 '상호작용 및 경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는 2020년까지 '컴퓨터와 경험방식을 재창조 하자'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사회적통찰, 경험디자인, 이머징 기술, 미래전망 등을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연구소장인 벨 박사는 IT 기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문화인류학 전공자다. 연구팀에는 엔지니어, 소프트웨어전문가, 하드웨어 전문가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인류학자, 심리학자, SF 소설 작가까지 다양한 인문학 분야의 전문 인력이 소속돼 있다. 연구분야만 놓고 보면 IT 기업의 산하 연구소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야후도 심리학, 문화인류학 등 인문학자들이 주축인 팀을 구성해 네티즌들이 어떤 광고에 반응하고 클릭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IBM도 미래 전망을 위해 자연과학자, 공학자 이외에도 인문학자들이 포함된 전담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업 모두 미래 IT 세상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인문학 전문가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제네비브 벨 박사는 "인문학은 새로운 생각의 촉매제로 작용해 사회의 발전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첨단 기술로 무장한 IT 기업들이 인문학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브 잡스의 교훈…'인문학과 IT의 결합' | Daum 미디어다음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 중앙일보 뉴스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중앙일보] 입력 2011.08.26 01:53 / 수정 2011.08.26 01:54
애플 35년과 스티브 잡스

‘정보기술(IT) 문화의 구루’ 스티브 잡스가 애플 CEO직을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진 25일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엔 그에 대한 찬사의 글이 넘쳐났다. 췌장암과 싸워온 지 7년. 아마도 병마 때문일 잡스의 퇴진은 그가 이끌어온 21세기 스마트 혁명이 새 변곡점을 맞았음을 뜻한다. 그에 대한 평가는 극을 달린다. 수백만 추종자를 거느린 디지털 세상의 리더, 한편으론 복수심과 정복욕에 사로잡힌 ‘악마적 천재’.
젊은 날 잡스는 환각제를 즐기는 몽상가였다. 힌두교에 심취했고, 대학을 자퇴한 채 좋아하는 일에만 빠져 살았다. 그는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 강연에서 “자퇴는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며 “(계산 없이) 그저 호기심과 직관을 믿고 나아가는 과정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애플 창업 뒤에도 그는 이런 삶의 기조를 버리지 않았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제품’보다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더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데 몰두했다.
잡스는 76년 동네친구 스티브 워즈니악과 애플을 창업했다. 그는 25세 때 이미 백만장자였다. 애플컴퓨터로 ‘PC의 시대’를 열어젖히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그의 독선적 경영은 이내 벽에 부딪혔다. 85년엔 결국 자신이 영입한 전문경영인에 의해 회사에서 쫓겨났다. 훗날 그는 이 경험은 “내 인생 최고의 사건이었다”고 했다. 덕분에 성공의 무게에서 벗어나 모든 게 불확실한 초심자의 자세로 돌아갈 수 있었다. 실제로 그는 컴퓨터그래픽(CG) 업체 ‘픽사’에 투자해 최초의 CG 작품 ‘토이 스토리’를 만듦으로써 영화 역사를 새로 썼다. 97년엔 경영난에 시달리던 애플로 복귀해 10억 달러 적자를 1년 만에 4억 달러 흑자로 돌려놓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런 그의 스타일은 ‘충돌과 파괴의 리더십’으로 불린다. 그는 주변 사람들과 끊임없이 불화한다. 아무리 비현실적인 목표도 그가 “해야 한다”고 하면 그대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런 그의 고집이야말로 버튼이 하나뿐인 휴대전화(아이폰), 본체 없는 컴퓨터(아이패드)가 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는 또한 기업인이기 이전에 문화창안자다. 그는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Good artists copy, great artists steal)”는 피카소의 말을 즐겨 인용한다. “인류가 지금껏 만들어놓은 최고의 것을 자신의 일에 접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세계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준 그의 명언이 있다. “갈망하라, 바보 짓을 두려워 말라(Stay hungry, stay foolish)”

이나리 기자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 중앙일보 뉴스

2011년 8월 13일 토요일

자식들 중 누구를 버려야 하나… 소말리아 엄마들 生死의 피난길서 ‘참혹한 선택’ : 국제 : 뉴스 : 동아닷컴

 

자식들 중 누구를 버려야 하나… 소말리아 엄마들 生死의 피난길서 ‘참혹한 선택’

엄마를 용서하렴…
소말리아 5세 이하 어린이들, 최근 석달새 2만9000명 숨져

해맑아야 할 어린 두 눈에 두려움과 눈물이 가득하다. 심한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가 소말리아에 있는 국제구호단체 임시구호소에서 링거를 맞으며 치료를 기다리고 있다. 60년 만의 가뭄이 들이닥친 소말리아에선 최근 석 달간 5세 이하 어린이 2만9000명이 사망했다. 1200만 명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동아프리카에서 어린이들은 가장 큰 피해자다. 모가디슈=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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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식 중 한 명만 선택해 살릴 수밖에 없는 어머니. 누구든 한 자식의 생명 줄을 놓아야만 할 때 어머니는 자신의 인생도 놓아버리게 된다. 자신의 몸뚱이를 잘라내는 듯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어머니의 심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이 세상에 없다.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참혹한 선택을 강요당하는 어머니들이 있다.
소말리아에서 살던 와르도 모하무드 유수프 씨(29)는 한 살배기 딸을 등에 업고 네 살 난 아들의 손을 잡은 채 케냐를 향해 떠났다. 아프리카 동부를 덮친 60년 만의 가뭄으로 그의 마을엔 자고 나면 사망자가 속출했다. 앉은 채로 죽을 바에는 차라리 유엔이 제공한 캠프가 있다는 케냐로 목숨 걸고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먼지만 날리는 사막을 2주 동안 걸었다. 용케 따라오던 아들이 끝내 타는 듯한 태양 아래 쓰러졌다. 얼마 남지 않은 물을 아들의 얼굴에 뿌려봤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함께 피난 중이던 다른 가족들에게 도움을 구했으나 자신들의 생존이 급한 상황에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유수프 씨는 결국 어떤 부모도 감당할 수 없는 결정을 해야 했다.
“결국 아들을 신의 뜻에 맡기고 길에 버려두고 올 수밖에 없었어요. 날마다 그 애를 생각하면서 고통 속에 밤을 보내지만 그 아이가 죽었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아요. 아들 또래의 다른 아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집니다.”
유수프 씨는 케냐 다다브 난민촌에서 AP통신 기자에게 이렇게 심정을 토로했다.

피난길에서 자식을 두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참담한 경험은 유수프 씨만 체험한 것이 아니다. 이 난민촌에 머무르고 있는 파두마 사코우 압둘라히 씨(29)도 같은 일을 겪었다.
일찍 남편을 잃은 그는 기근을 견디다 못해 다섯 살, 네 살, 세 살, 두 살 된 자식과 갓난아이를 안고 다다브를 향해 떠났다. 그 역시 난민촌에 도착하기 불과 하루 전날 두 아이를 잃었다. 잠이 든 줄 알았던 다섯 살배기 아들과 네 살 난 딸이 아무리 흔들어도 깨어나지 않았던 것. 물이 조금 남아 있었지만 갓난아이를 포함한 다른 3명의 자식을 생각하면 함부로 쓸 수도 없었다.
▼ “죽은 아들 무덤도 못팠다, 남은 자식 위해 힘 아끼려고…” ▼

생후 7개월 만에… 운명 갈린 쌍둥이 쌍둥이 자매의 생사는 생후 7개월 만에 갈렸다. 케냐 다다브 난민촌에서 소말리아 여성 무미니 알브라힘 씨가 숨진 딸을 내려다 보고 있다. 품에 안겨 있는 다른 딸의 영양상태도 매우 안 좋아 보인다.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결국 그는 두 자식을 나무 그늘로 옮겨놓고 발걸음을 옮겼다. 자식들이 깨어났을 것 같은 생각에 얼마 못 가 다시 되돌아오기를 여러 차례. 하지만 다른 세 아이라도 살리기 위해선 피눈물을 머금고 그 자리를 떠나야 했다.
선택의 순간은 어머니만 강요받은 것은 아니었다. 이 난민촌에 있는 농민 출신 아흐메드 자파 누르 씨(50)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열네 살짜리 아들, 열세 살인 딸과 함께 케냐를 향한 피난길에 오른 누르 씨는 이틀 만에 물이 떨어졌다. 사흘째 되는 날 두 자식은 더는 걸을 수 없었다. 함께 갈 수도, 되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 그렇다고 계속 지체하면 셋 다 목숨을 잃게 된다. 누르 씨는 고향에 남아 있는 5명의 자식과 아내를 생각하며 결정을 내렸다.
“그들을 운명에 맡기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내 몸의 일부와도 같은 자식들을 포기하는 것은 정말 심장이 찢어지는 고통이었습니다.”
그는 난민촌에 도착해서도 그들의 얼굴이 어른거려 고통 속에 몸부림쳐야 했다. 하지만 누르 씨와 그의 자식들에게 운명은 미소를 던져주었다. 남기고 온 두 아이는 기적적으로 유목민에게 구조돼 소말리아의 엄마 곁으로 돌아갈 수 있었고 누르 씨도 석 달 만에 그 소식을 전해 들었다.
6명의 자녀를 데리고 난민촌으로 가던 파퀴드 누르 엘미 씨는 세 살배기 아들이 굶주림과 갈증으로 괴로워하다 결국 숨졌을 때 엄마로서 해 줄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자식의 시신 위에 마른 나뭇가지를 덮어주고 하염없이 우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남은 다섯 자식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는데 죽은 아들을 위한 무덤을 팔 힘이 어디서 나겠나. 나에게 아들을 내려준 신이 그를 먼저 데리고 간 것뿐”이라고 엘미 씨는 담담하게 말했다.
다다브 난민촌에서 활동하는 국제구호위원회 소속의 정신과 의사 존 키벨렝에 씨는 소말리아의 부모들은 극도의 압박감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가만히 앉아서 다같이 죽을 순 없습니다. 그런 비정상적 상황에선 누군가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한 달쯤 뒤면 부모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게 됩니다. 두고 온 아이들의 환영이 떠올라 밤낮으로 악몽에 시달리죠.”
AP통신이 12일 전한 다다브 난민촌의 비극은 지금 제3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애끊는 아픔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극심한 가뭄으로 지금 소말리아를 비롯한 동아프리카 지역에선 1200만 명의 주민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기근 피해지역으로 선포돼 당장 급박한 구호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만 280만 명. 이 중 소말리아 주민은 45만 명이다.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석 달 동안 사망한 5세 이하 소말리아 어린이는 최소 2만9000명. 다른 가족을 위한 음식과 물을 아끼기 위해 거리에 버려진, 더는 걸을 수 없는 어린이들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아프리카에서 부모들이 선택을 강요받는 이유는 비단 가뭄 때문만은 아니다. 2009년엔 설사에 걸린 18개월 쌍둥이 아들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했던 한 잠비아 부모의 사연이 한 국제구호단체를 통해 알려졌다. 보건소에는 한 명분의 약밖에 없었고 결국 부모는 상태가 좀 더 나은 동생을 선택했다. 치료를 받지 못한 형은 숨졌다. 이렇게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5세 미만 아동은 아프리카에만 45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생사가 결정되는 긴급한 상황에서 한 자식만을 선택해야 하는 부모의 아픔은 종종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나치 수용소에서 가스실에 보낼 자식을 선택해야 했고 끝내 그 아픔 속에 몸부림치다 자살하는 부모를 그린 영화 ‘소피의 선택’(1982년)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도 지진으로 무너진 기둥 아래 깔린 두 자식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했던 어머니의 심정을 묘사한 영화 ‘탕산대지진’이 중국과 한국 등에서 개봉돼 수천만 명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현실에서 그런 참혹한 비극은 카메라도, 펜도 지켜보지 않는 숱한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멀리 아프리카에서만의 일은 아니다. 탈북자들의 수기에도 이런 비극은 수없이 등장한다. 어린 아들딸의 손을 잡고 소용돌이치며 흐르는 두만강을 건너다 딸의 손을 그만 놓쳐버린 어머니. 아들마저 잃을까봐 ‘살려 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딸을 보고만 있어야 했던 어머니는 끝내 미쳐버렸다.
간신히 두 딸을 데리고 중국으로 탈출했지만 딸을 한 명 팔지 않으면 신고하겠다는 협박에 못 이겨 어떤 딸을 팔지 결정해야 했던 어머니도 많았다.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비극의 주인공이 된 어머니들의 모성애만이라도 지켜줄 수 있다면….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blog_icon

자식들 중 누구를 버려야 하나… 소말리아 엄마들 生死의 피난길서 ‘참혹한 선택’ : 국제 : 뉴스 : 동아닷컴

2011년 8월 5일 금요일

미션라이프

 

2011년 미스코리아 眞이성혜씨 신앙 간증 '깨끗한 부자'가 꿈

[2011.08.0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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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라이프] “2011 미스코리아 진, 참가번호 40번 이성혜!”
딸 이성혜(23·여)씨가 미스코리아 진으로 호명되자 아버지 이선일 장로(53)는 객석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오른손을 높이 들었다. 아버지는 딸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딸은 이미 서울 진에 당선됐을 때 PD들로부터 ‘종교적 발언은 금지’라며 강도높게 주의를 받은 터였다. 그럼에도 딸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소감을 밝혔다. “모든 영광을 저를 이 자리에 세우신 하나님께 돌립니다…” “그래, 딸아, 모든 것은 하나님께 가야할 영광이다.”
이 장로는 딸 성혜가 한국 미(美)의 전도사가 된 것은 ‘기도의 힘’ 덕분이라고 했다. 미스코리아 당선을 위해 가족은 물론 400~500명의 국내외 목회자가 기도해 줬기 때문이다. 최근 소천한 하용조 목사도 딸이 합숙에 들어가기전 기도해줬다고 한다.
이 장로는 성혜씨가 미스코리아에 나가게 된 건 이른바 ‘성공을 위한 스펙 쌓기’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딸은 열방 가운데 복음을 전하는 역할로 쓰임받기 위해 미스코리아에 출전했습니다. 우리 부부도 이를 위해서 기도했고요.”
울산소망정형외과병원장인 이 장로는 청년들을 섬기는 사역자이기도 하다. 슬하에 2남1녀를 뒀지만 평생의 반은 진료에, 반은 청년사역에 헌신하느라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그는 자녀들을 위해 기도로 꿈과 비전을 심어주는 일은 계속 해 왔다. 성혜씨가 그 대표적 사례다. 그는 딸이 어릴 때부터 “하나님께서 너의 아름다움을 크게 쓰실 거야”라고 말하며 비전을 심어줬다.
구체적으로 기도한 것은 어머니 김정미(51)씨다. 김씨는 중학교 때부터 해외에서 공부했던 딸의 신앙과 진로를 위해 항상 기도했다. “방학 때마다 한국에 들어오게 해서 ‘넌 그 학교의 선교사’라고 가르쳤어요. 그러다 성혜가 주님께 아름다움을 선물로 받았는데 이로써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는 게 뭘까 하면서 1년 전부터 기도한 뒤 미스코리아를 권유했죠.”
김씨는 기도응답을 받은 터라 결과에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뉴욕이 아닌 서울로 예선을 나간 것이 그 증거다. 일반적으로 서울 예선은 해외나 지역보다도 되기 어렵다. 경쟁도 치열하지만 전국대회에서 서울 수상자가 미스코리아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씨는 하나님 뜻이 아니면 아예 이 때부터 떨어지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결과는 서울 진, 점차 기도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다.
“지금 드레스 제비뽑기해요! 기도해 주세요.” 24박 25일 간의 합숙일정에서 성혜씨는 심사단계마다 김씨에게 문자를 보내 기도를 부탁했다. 서울 예선부터 전국 본선까지 드레스와 액세서리가 추첨으로 지급되는데 승혜씨는 그 때마다 기도하고 뽑았다. “서울 예선 때 뽑은 드레스가 보석하나 안 박힌 옷이더라고요. 걱정하기에 ‘하나님이 주신 옷, 감사히 입자’고 격려했죠. 그런데 막상 무대에 서니 가장 고상하게 보였고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한 단계마다 기도로 해서 된 것 같아요.”

어머니의 기도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씨는 딸이 합숙기간동안 신앙을 놓지 않도록 큐티책을 챙겨줬다. 성혜씨는 매일 책을 보며 묵상시간을 가졌고 결과 발표 후, 어머니에게 책을 보여줬다. “큐티 한 걸 보여주는데 참 감사했습니다. 성혜 말로는 다른 후보들도 크리스천이 많았는데 자기가 매일 묵상을 하는 걸 보면서 많은 도전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가 이처럼 믿음의 자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신앙을 귀히 여긴 가풍이 있기 때문이다. 성혜씨는 4대째 독실한 크리스천 집안에서 자랐다. 증조할아버지는 평양에서 용현교회 영수로 섬기다 공산군의 죽창에 찔려 순교하셨고 할아버지 역시 대를 이어 목회를 하셨다. 또 의사인 아버지는 자비로 20년 넘게 소망학생회를 운영하면서 믿음과 전문성을 갖춘 150명의 청년을 기르는데 힘쓰고 있다. 현재 뉴욕 파슨스 스쿨에서 수학 중인 그 자신 또한 어릴 때부터 성경 소그룹을 만들어 친구들을 교회로 인도해 왔다. 성혜씨가 의무가 아닌 소명으로 신앙을 받아들인 것은 이런 가족의 공이 컸다. ‘주님을 믿으면 행복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기 때문이다.
성혜씨는 대회에서 앞으로 패션업계 여성 CEO가 되는 것이 꿈이라 밝혔다. 여기에 꿈이 하나 더 있다. 아버지처럼 청년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번 상금도 반은 아버지가 맨토링하는 청년의 대학원 입학금으로 쓰고 반은 말라리아 퇴치 비용으로 보낼 예정이다. 이미 아프리카 아동을 두 세명 후원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가수 션처럼 사역하고자 한다. 돈을 많이 벌어 굶주린 곳에 사용하는 청부(淸富), ‘깨끗한 부자’가 되는 게 그의 목표다.
아버지인 이 장로는 아직 더 이뤄야 할 꿈이 있다고 했다. 미스코리아를 넘어 미스 유니버스, 미스 월드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아직 한국인은 미스 월드 본선에도 못 들어갔어요. 하지만 우리 성혜가 미스 월드 진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쟁이가 미스 월드 진을 해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하나님께서 아이를 통해 하실 일을 기대합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미션라이프

2011년 8월 4일 목요일

대학생 5만여명, 대부업체 빚 800억 쓰며 산다 - 1등 인터넷뉴스 조선닷컴

 

대학생 5만여명, 대부업체 빚 800억 쓰며 산다

입력 : 2011.08.05 03:06

[대출금액 1년새 40% 늘어]
졸업도 전에 信不者 전락 - 학비·생활비 마련 하려다 연 40%대 高이자에 신음
대학생 신용불량자 4년 만에 38배로 늘어
빚 독촉에 시달리기도 - 학생증만 보고 대출해줘
입금 날짜 일주일 전부터 "선입금 하라" 전화로 재촉
여대생 유모(24)씨는 3년 전 생활비가 부족해 대부업체에서 198만원을 빌렸다. 하지만 연 49%에 이르는 이자를 갚지 못해 연체를 거듭했다. 올 들어 이자를 포함해 489만원으로 불어난 빚을 감당하지 못한 유씨는 결국 금융 채무 불이행자(신용불량자)가 됐다. 지난 1월 개인 워크아웃에 들어간 유씨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서 원금을 갚고 있다.
국내 대학생 307만명 가운데 약 5만명이 대부업체에서 800억원대의 빚을 지고 있으며, 빚을 감당하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대학생도 해마다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대학생 중 5만명 정도가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려 쓰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은 서울 신촌 대학가 전봇대에 붙어 있는 대부업체 대출 광고. /이은규 인턴기자(강원대 법학 4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대학생 100명당 1.7명꼴로 대부업체 대출 받아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대학생 4만7945명이 대부업체에서 총 794억6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6월 대학생 3만494명의 대부업체 빚이 565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대학생 숫자는 57.2%, 금액은 40.4%가 늘어났다.
이번 조사는 상위 40개 대부업체 중 대학생 대출을 취급하는 28개사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소형업체를 이용하거나 음성적인 대출을 받은 경우까지 더하면 전체 대부업체에서 빚을 낸 대학생은 5만명 이상, 대출액은 8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대학생 100명당 1.7명 이상 대부업체 빚을 안고 있는 셈이다.

대학생들은 직장도 재산도 없어 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가 없다. 그래서 카드사·캐피탈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빚을 내거나 이마저 힘들면 고금리로 손쉽게 대출해주는 대부업체를 찾아간다. 대부업체들이 무보증으로 간편하게 빌릴 수 있다며 유혹하는 광고를 쏟아내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대부업체를 이용한 대학생의 67%는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돈을 빌렸으며, 다른 빚을 돌려 막으려고 빚을 낸 대학생도 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여대생 김모(23)씨는 학비를 마련하려고 대부업체에서 410만원을 빌려 5년간 월 16만원씩 갚기로 했다. 하지만 월 66만원을 버는 어머니 수입으로는 단칸방 월세(35만원)를 내기에도 벅차다. 대학생 추모(27)씨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추씨는 아버지 사업 자금을 대려고 3개 대부업체와 2개 저축은행에서 1277만원을 빌렸다가 빚이 3000만원을 넘어 신용불량자가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대학생도 늘고 있어 취업까지 지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신용불량자는 2006년 670명이었지만 2007년 3785명, 2008년 1만250명으로 늘어나더니 지난해에는 2만5366명에 달해 4년 만에 38배로 증가했다. 대학생들의 연체율(14.9%)은 대부업체 전체 연체율(7.2%)의 두 배가 넘는다.
연 40%대 고금리에 빚 독촉까지
대부업체들은 대학생들이 일정한 소득이 없다며 법정 상한선까지 채워 이자를 받고 있다. 한번 빌리기만 하면 연 40% 안팎의 살인적 금리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대부업체의 법정 최고 금리는 지난해 7월까지 연 49%였고, 올 상반기까지는 연 44%였다가 지난달부터 39%로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은행권보다 이자율이 여전히 7~8배 높다. 빚 독촉에 시달리고, 부모와 갈등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학생 이모(24)씨는 부모 몰래 400만원을 대출받아 게임 머니를 구입하고 스마트폰을 사는 데 모두 써버렸다. 이씨는 어머니한테 꾸중을 듣고 지난달 가출해 소식이 끊겼고, 이씨의 어머니는 최근 금감원을 방문해 "어떻게 학생증만 보고 대출해줄 수 있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여대생 이모(24)씨는 "입금 날짜 일주일 전부터 전화해서 선입금하라고 재촉한다"며 "반말에 욕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등록금 인하를 포함해 대학생들의 사회 진출 준비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5만여명, 대부업체 빚 800억 쓰며 산다 - 1등 인터넷뉴스 조선닷컴

[자본주의 4.0] "삶이 힘들어…" 청년들의 절망 더 안타깝다 - 1등 인터넷뉴스 조선닷컴

 

[자본주의 4.0] "삶이 힘들어…" 청년들의 절망 더 안타깝다

입력 : 2011.08.05 03:06 / 수정 : 2011.08.05 06:58

'고시원비도 밀리고 힘들군요.'
지난해 7월 30일 박모(당시 19세)씨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패밀리 레스토랑 주인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하나 보냈다. 그 다음 날 박씨는 출근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오후 한강 동작대교에서 한 여성이 강물에 몸을 던진 것 같다는 신고가 경찰에 들어왔다. 출동한 구조대원들은 배터리가 닳은 휴대전화와 빨간 손지갑이 든 핸드백만 발견했다. 지갑엔 박씨 신분증만 남아 있었다. '힘들다'는 문자 메시지는 박씨의 유언이 돼 버렸다.
박씨가 다섯 살 때 부모는 이혼했다. 조부모 밑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박씨는 2009년 서울로 왔다. 제대로 된 직장은 찾지 못했다. 용산구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홀 서빙을 했다. 일이 끝나면 고시원 방에 고단한 몸을 뉘었다. 한 달 벌이 80만원 중 27만원은 고시원에 내고 나머지로 생활을 꾸렸다. 고시원 이름은 '드림(Dream·꿈)'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꿈은 없었다.
며칠 뒤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에서 박씨 사건을 거론하며 "우리 청년들이 희망을 잃는 것 같아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후에도 우리 사회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시간당 4320원. 올해 기준 최저임금이다. 하루 8시간, 한 달 25일을 일하면 86만4000원이다. 우리나라 최저임금 적용 대상자만 234만명이다. 근로자 7명 중 한 명의 임금이 박씨처럼 최저임금 선상에 놓여 있는 것이다.
박씨와 같은 청년 빈곤층 문제는 더 심각하다. 전체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청년층의 상대적 임금은 2007년 78.2에서 올해는 74.3으로 낮아졌다. 주로 도·소매, 음식업 등 저임금 직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학교를 졸업한 뒤 아르바이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그만큼 자기 계발이 늦고 빈곤층으로 떨어질 위험에 노출된다"며 "현재 한 해 몇만명 수준에 그치고 있는 정부의 취업 애로 청년층 지원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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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4대 보험'이라도 사회가 책임지자 - 1등 인터넷뉴스 조선닷컴

 

비정규직 '4대 보험'이라도 사회가 책임지자

입력 : 2011.08.03 03:11 / 수정 : 2011.08.03 12:32

[자본주의 4.0] [2] 비정규직 임금 격차
비정규직의 희생 강요하는 '일자리 먹이 사슬' 끊어야
"빈곤층 전락후 복지 제공 사회적 비용 더 증가시켜"
"바닥에 누워 차 바닥을 올려다보면서 6가지 종류의 볼트 23개를, 5가지 전동드라이버로 1분52초 만에 조여야 했어요. 손이 안 보일 정도로 한 대를 처리하고 나면 바로 다음 차가 눈앞에 와 있었죠."
금속노조 동희오토하청지회 이백윤(34) 지회장은 자신이 처음 동희오토에 입사했던 2005년에 이렇게 일하고 시간당 3150원을 받았다고 했다. 당시 최저임금이었다. 6년이 흐른 지금은 두 가지가 달라졌다고 한다. 차 한 대 조립에 걸리는 시간이 1분52초에서 1분8초로 줄어들었고, 시간당 임금이 현재 기준의 최저임금(4560원)보다 100~200원 정도 올랐다는 것.
이 지회장은 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닝'을 위탁생산하는 동희오토에서 일하지만 그는 동희오토 직원이 아니다. 동희오토의 생산라인 1200명 근로자 중엔 동희오토가 직접 고용한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모두 하도급 업체 소속이다. 동희오토 입장에선 언제든 하도급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면 근로자를 줄일 수 있고, 인건비(1인당 평균 연봉 3300만원)도 기아차(1인당 평균 연봉 8200만원)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런 고용방식으로 '경차 생산 100만대' 기록을 세운 동희오토를 보면 왜 "우리나라에서 일자리가 늘어나면 거의 다 비정규직"이라는 말이 나오는지 알 수 있다.
기아차 근로자는 큰 차를 조립하지만 동희오토 사내 하도급 근로자는 작은 차를 조립하는 차이밖에 없다. 그런데 평균 연봉은 500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의 차이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이 상태로 굳어지면 21세기 신(新) 근로자 신분 사회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산업계가 대기업에서 1·2·3차 중소 하도급 업체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먹이사슬로 연결된 것과 마찬가지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도 먹이사슬의 고리에 얽혀 있다. 정규직이 누리는 처우 속엔 비정규직 희생의 대가가 포함돼 있다. 이들의 희생을 그대로 강요하면서 '자본주의 4.0'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성지영(39·가명)씨는 대학 졸업 후 특허법인에서 5년 일하다 그만두고 중국 유학을 다녀왔다. 그러나 귀국 후 6개월이 지나도록 정규직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급한 마음에 지방 도청이 모집하는 기간제 근로자로 취직했다. 그녀는 "설마 했는데 공항에서 관광 안내 일을 하면서 받는 돈은 정말 월 93만원에, 4대 보험료를 제하면 86만원밖에 안 남더라"며 "월세 50만원을 내고 나니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비참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의 차별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은 결혼할 엄두도 못 낸다. 대기업 가전제품 애프터서비스 대행업체에서 일하는 최영모(35·가명)씨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해도 월 170만원 정도밖에 못 번다고 했다. 5년째 사귀는 여자 친구도 사무실 비정규직 경리 일을 하면서 2년에 한 번씩, 벌써 네 번째 직장을 옮겼다. 최씨는 "둘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기를 자신이 없다"고 했다.

▲ "비정규직 좀 도와주세요" 지난해 11월 울산시 북구 오토밸리 복지관 대강당에서 열린 전국금속노조 정기 대의원대회에 참석하는 대의원들에게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비정규직을 도와달라며 큰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정규직은 직장을 잃을 가능성이 훨씬 높은데도 사회 안전망의 보호에서는 더 소외돼 있다. 정규직은 95.7%가 가입돼 있는 고용보험에 비정규직은 52%만 가입돼 있다. 나머지 절반은 일자리를 잃는 순간부터 수입이 '제로(0)'로 떨어지는 것이다. 임금 근로자 절반을 이 같은 잠재적 위기 상황에 내모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생산과 소비 기반을 약화시키는 일이다. 따라서 비정규직들에게 최소한 4대 보험만이라도 정부와 사회가 확실하게 보장을 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노동시장에서 탈락해 빈곤층이 된 후 뒤늦게 복지를 제공하는 것은 비용만 더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4대 보험'이라도 사회가 책임지자 - 1등 인터넷뉴스 조선닷컴

비정규직 '4대 보험'이라도 사회가 책임지자 - 조선닷컴 인포그래픽스

 

비정규직 '4대 보험'이라도 사회가 책임지자

입력 : 2011.08.03 09:42

▲ "바닥에 누워 차 바닥을 올려다보면서 6가지 종류의 볼트 23개를, 5가지 전동드라이버로 1분52초 만에 조여야 했어요. 손이 안 보일 정도로 한 대를 처리하고 나면 바로 다음 차가 눈앞에 와 있었죠."▶ 기사 더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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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4.0] 일하는 사람에겐 무조건 최소 생활비(최저생계비+α)는 보장해야 - Chosunbiz - 프리미엄 경제 파워

 

[자본주의 4.0] 일하는 사람에겐 무조건 최소 생활비(최저생계비+α)는 보장해야

입력 : 2011.08.05 03:06

[4] 빈곤층 손잡고 함께 가자
우리나라 빈곤율 21% 달해… OECD 평균은 10.6% "빈곤층에 대한 지원 늘려야"
광주광역시에서 지하철 청소를 하는 김모(59)씨는 한 달 월급이 100만원을 조금 넘는다. 담배나 술을 안 하지만 최근 물가가 급등해 한 달에 나가는 돈은 170여만원. 친척들에게 조금씩 빌려 살지만 이런 생활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른다.
간병인으로 일하는 고순덕(55·가명)씨도 한 달에 100만원 남짓 번다.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아들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교 다닐 생활비를 마련하지만 등록금은 학자금 대출로 대고 있다. 그러나 저축할 여유가 없어 대출 원금 갚을 길이 막막하다. 고씨는 "아들이 중소기업에라도 취직해야 생활이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처럼 등골이 빠져라 일을 해도 최저생계비(4인 가구 기준 144만원)를 못 벌어 '빈곤의 구렁텅이'에 빠진 신(新)빈곤층이 382만명에 달한다. 신빈곤층은 건강 상태가 좋아 얼마든지 일할 능력은 갖췄지만 소득은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계층이다.
'자본주의 3.0(시장주도 신자유주의)' 시대를 지나면서 계층 간의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고, 경제가 성장했는데도 빈곤층은 더 늘어났다. 기업들이 효율성만 추구해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졌고, 세계화 속에 지식과 기술이 없는 토종 인력은 낙오자가 됐다.
▲ 청소 용역업체 직원 김모씨가 서울 강남에 있는 한 백화점 문을 닦고 있다. 김씨처럼 힘들게 일해도 먹고살기 힘든 정도의 벌이를 하는 신빈곤층이 우리 사회에 382만명에 달한다.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우리나라 소득 분포는 소인국 사람들의 행렬
'자본주의 3.0'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소득 격차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본지는 네덜란드 경제학자 얀 펜의 '소득 분포 가장행렬' 분석을 시도했다. 통계청의 지난해 가계 동향 자료를 바탕으로 사람 키가 그 가구의 소득에 비례한다고 보고 1시간 동안 가상 행진을 벌이는 상황을 가정해본 것이다.
행진 맨 처음에 등장하는 사람은 소득보다 빚이 많아 아예 땅속으로 고꾸라졌다. 6분이 지나면 키 60㎝의 난쟁이가 등장한다. 월소득 125만원을 버는 가구다. 초반 18분까지는 키 120㎝(월소득 250만원)도 안 되는 소인국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34분17초쯤 되면 평균 키(174㎝·월소득 363만원)를 볼 수 있다. 54분이 되면 키가 3m나 되는 거인(월평균 소득 626만원)이 나온다. 57분엔 4m에 육박하는 거인이, 행진이 끝나기 몇 초를 남겨 두고는 머리가 구름을 뚫고 올라가는 기괴한 거인이 등장한다.
2003년의 소득 '키'와 비교해보면 후반 54분에 나오는 거인은 7년 만에 키가 3㎝(297㎝→3m) 더 자랐다. 한데 초반 6분대에 나오는 난쟁이는 7년 지나도 키가 자라기는커녕 5㎝(65㎝→60㎝)나 줄었다. 저소득층의 형편이 되레 나빠졌다는 뜻이다.
"빈곤층 비율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자"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신빈곤층을 포함해 우리나라 전체 빈곤층은 5가구당 1가구꼴(20.9%)인 352만가구, 922만명이나 된다. 이때 빈곤층이란 중간 소득(월 363만원)의 절반도 못 버는 가구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빈곤율은 OECD 평균(10.6%)의 2배쯤 된다. 고경환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빈곤율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춰야 하는데, 한 해 130조원에 달하는 복지 지출이 아직 충분히 빈곤층에 가고 있지 못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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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빈곤층에 대해 한 해 7조3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국민기초생활보장 제도로 최저생계비를 지원해준다.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는 160만명. 900만명이 넘는 전체 빈곤층 수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빈곤층에 비해 기초생활수급자 수가 적은 이유는 작은 집 한 채라도 갖고 있으면 그 재산만큼 수입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는 "정부가 세금을 거둬 빈곤층에 그냥 나눠주기 보다는 근로장려세제(EITC)를 확대해 일하는 빈곤층이 더 큰 복지를 누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장려세제는 연소득 1700만원 이하의 근로자에 대해 연간 최대 12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인데, 이를 더 확대하자는 제안이다. 강 교수는 또 "일하는 빈곤층엔 조건 없이 최소 생활비(최저생계비+α)와 4대 보험은 보장해주는 사회 안전망을 다시 짜야 한다"고 했다.
◆자본주의 4.0
'자본주의 4.0'은 20세기 초 자유방임의 고전자본주의 시대(자본주의 1.0)를 지나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케인스가 내세운 수정자본주의(자본주의 2.0), 1970년대 자유시장자본주의(신자유주의·자본주의 3.0)에 이어 등장한 새 자본주의를 뜻한다. '다 같이 행복한 성장'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4.0 시대엔 '고용 없는 성장', '비정규직 증가' 등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거나 일해도 먹고 살 수 없는 빈곤층인 신빈곤층의 증가를 방치해선 안 된다. 경제의 뿌리인 빈곤층이 일을 통해서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게 해야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4.0] 일하는 사람에겐 무조건 최소 생활비(최저생계비+α)는 보장해야 - Chosunbiz - 프리미엄 경제 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