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일 월요일

[오늘의 세상] 뉴욕에 '이혼 박람회'

 

[오늘의 세상] 뉴욕에 '이혼 박람회'

조선일보신문에 게재되었으며 A2면의 3단기사입니다.A2면3단| 기사입력 2012-04-03 03:10 기사원문

이혼 엑스포가 열린 1일 한 미용업체가 이혼 후 더 당당하게 보일 수 있도록 헤어스타일을 꾸며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외에도 이혼 전문 변호사와 스타일 상담사 등 약 40개 업체가 참가했다. /뉴욕=김신영 특파원

이혼 전문 변호사에서부터 스타일 변신·자녀 양육까지… 40개 업체 참가해 '조언'
"이혼했다고 이마에 써 붙이고 다닐 필요는 없잖아요. 다른 사람을 소개받아 첫 데이트에 나설 땐 TMI를 피하세요. '너무 많은 정보(Too Much Information)' 말입니다. 첫 데이트에서 전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겨서 이혼했다며 토로하는 것, 그것이 바로 '너무 많은 정보'입니다."
데이트 코치 에이미 로런의 강연에 참가자들은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대형 전시장 '메트로폴리탄 파빌리온'. 대기업 신제품 발표회와 결혼 엑스포가 주로 열렸던 이 전시장이 1일 뉴욕의 첫 이혼 엑스포로 들썩였다. '똑똑한 새 출발: 모던 이혼 엑스포'라는 이름으로 지난달 31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 이혼 전시회는 75달러(약 8만4400원)의 다소 비싼 입장료에도 약 500명이 몰렸다.
이혼 엑스포에는 이혼 전문 변호사부터 스타일 컨설턴트까지, 약 40개 업체가 참가해 이혼 후 삶에 대한 조언을 내놓았다. 메이시스 백화점은 "새 출발을 위한 근사한 스타일 10개가 필요하다고요? 우리가 도와드립니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쇼핑 조언을 해주는 '퍼스널 쇼퍼'를 홍보했다.
'이혼 기념' 반지에 문구를 새겨 주는 액세서리 회사 '제인, 창피한 줄 알아라(Shame on Jane)'도 고객의 눈길을 끌었다. 이혼 반지를 만드는 비용은 약 8~58달러. 액세서리 디자이너 킴벌리 폴리씨는 '트레이드 업(쓰던 물건을 웃돈 주고 산다는 뜻)' '새 몸을 신나게 흔들자'처럼 경쾌한 느낌을 주는 문구가 인기라고 말했다. 완전한 변신을 위한 헤어스타일리스트,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나게 해줄 인테리어 전문가들도 행사장에서 고객을 맞았다.
행사 참가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자녀 양육이었다. "전처는 내가 아이를 보고 싶어 전화하면 받지 않다가 돈이 필요할 때만 연락을 합니다. 애들 때문에 외면할 수도 없고…분통이 터져요." 임상심리학자이자 이혼 중재자인 조나 슈라그 박사의 '이혼을 헤쳐나가는 양육' 세미나에 참가한 대니얼이라는 40대 남성이 토로한 전처에 대한 불만이다. 슈라그 박사는 "전처에 대한 불만은 이해하지만, 당신의 분노가 아이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미국에서는 첫 결혼의 41%, 두 번째 결혼의 약 60%가 이혼으로 끝난다. 최근 결혼 산업만큼 이혼 산업이 활성화하면서 이혼 산업 규모가 약 1000억달러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혼 업계가 이혼을 긍정적 현상처럼 보이게 부추긴다는 비난이 일면서 '이혼 산업에 반대하는 아빠들' 같은 인터넷 동호회도 생겨나고 있다.
[뉴욕=김신영 특파원 sk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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