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가난한 사람보다 더 거짓말하고 더 속여”
- 2012.02.28 18:52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혼잡한 교차로에서 마구잡이로 끼어들거나 신호를 위반하고 보행자를 앞지르는 차량은 값싼 자동차보다는 고급 차량이 3배나 많았다. 또 자신을 상위 계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무언가를 훔치거나 협상에서 거짓말을 하거나 돈 따기 게임에서 속임수를 많이 쓰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유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거짓말에 능하며 비윤리적인 행동을 많이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사회심리학 연구진은 재산과 직업, 교육 수준을 바탕으로 사회계층을 구분한 뒤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부유층일수록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갖고 있어 비윤리적인 행동도 마다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보다 자신의 소득에 비해 적은 금액을 기부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회사 비품을 집으로 슬쩍 가져가거나, 직원을 해고시키고 자신의 보너스를 늘리거나, 고객에게 대금을 과도하게 청구하는 것도 상위 계층에서 많았다.
더구나 이런 현상은 실험 대상의 나이와 성별, 민족, 종교,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나타났으며 상위 계층은 하위 계층에 비해 비윤리적인 행동을 3∼4배나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좀도둑에 관한 2008년 연구에서 교육을 많이 받은 상위 계층일수록 좀도둑질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사실을 상기하면서 과속이나 속도위반도 고소득층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또 하위 계층 청소년들은 소외감과 따돌림 때문에, 혹은 필요한 것을 갖기 위해 비행을 저지르는 반면 상위 계층 청소년들은 짜릿함을 맛보기 위한 모험심과 자신이 갖고 있는 힘과 지위에 대한 인식이 점점 커지면서 비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상위 계층이 비윤리적인 행동을 더 많이 하는 이유가 바로 비윤리적인 행동 덕분에 부와 지위를 누리게 된 것은 아닌지는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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