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0일 월요일

한 사람이 美서 30명의 콩팥 기증 연쇄반응 일으켰다

 

한 사람이 美서 30명의 콩팥 기증 연쇄반응 일으켰다

  • 입력 : 2012.02.19 22:07 | 수정 : 2012.02.20 10:11

    미국에서 한 사람의 이타적인 콩팥 기부가 모두 60명의 콩팥 기부와 수혜자라는, 사상 최대의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사진에서 맨 위 왼쪽이 최초 콩팥 기부자 릭 루자멘티. 맨 아래 오른쪽이 마지막 콩팥 수혜자./출처=뉴욕타임스

    미국에서 한 사람의 선행이 이후 무려 60명의 콩팥(kidney) 기증과 이식이라는, 사상 최대의 콩팥 이식 연쇄반응을 일으켰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최초의 신장 기증자는 사진에서 맨위 왼쪽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에 거주하는 릭 루자멘티. 2011년 2월 요가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루자멘티는 한 직원으로부터 “의류 매장 ‘타깃’에서 우연히 마주친 친구에게 콩팥을 기증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뿐이었다.
    그러나 “약간의 충동적” 결정으로, 루자멘티는 이틀 뒤 리버사이드 지역병원에 전화해서 콩팥 기증 의사를 밝혔다.
    미 대륙을 가로질러 일리노이주 졸리엣에 사는 40대 남성 도널드 테리는 콩팥 기증자를 간절히 찾는 환자였다. 테리는 당뇨와 결합된 신장병으로 고통을 받아왔으며, 근 1년 동안 암울하게 신장투석을 받아왔다. 가족 중에는 그에게 신장을 기증할 사람도, 기증하려는 사람도 없었다. 의사들은 그에게 사망자로부터 콩팥을 받으려면 한 5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리는 “마치 5년 징역형에 처해진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작년 12월20일 새벽, 테리는 시카고 로욜라 대학병원에서 포동포동한 붉은빛의 콩팥을 이식받았다.
    그에게 신장을 준 사람은 루자멘티가 아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지금까지 최대인 30명의 기증자와 30명의 수혜자라는 연쇄 콩팥 기증·증여 체인(chain)의 맨 처음 사람과 마지막 사람이었다.
    60명이라는 이런 ‘도미노 신장 기증·이식’이라는 위업은 맨 처음 사람 루자멘티의 선행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루자멘티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선한 사마리아인’의 역할을 했다.
    그의 기증은 이어 일련의 ‘사심없는’ 마음들과, 혈액형이 다르고 이식거부 항체 탓에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콩팥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들이 낯선 이에게라도 콩팥을 기증하고 대신 ‘교환’으로 다른 사람의 콩팥을 받는 결정 등으로 계속 이어졌다.
    이 30건의 신장 이식 수술은 미국 내 모두 11개 주, 17개 병원에서 4개월에 걸쳐 이뤄졌다.
    컴퓨터를 통해 콩팥 기증자와 수혜자를 서로 연결하는 작업과 콩팥을 신선하게 운송하는 기술, 이식 수술의 발달 등이 결합한 결과였다.
    이 콩팥 기부와 이식의 연결고리는 여러 번 끊어질 뻔 했다. 그러나 수천 명의 환자들 데이터베이스에서 기증된 콩팥을 몸에서 거부하지 않는 환자들을 일일이 찾아내는, 마치 ‘건초더미 속에서 바늘을 찾아내는 것’과 같은 컴퓨터 작업 끝에 계속 연결됐다.
    미시간 주에 사는 한 남자는 아주 안 좋게 관계를 끊은 전(前) 여자친구를 위해 자신의 콩팥을 기증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여자친구가 살아야, 둘 사이에서 태어난 두 살짜리 딸이 엄마의 따듯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텍사스에 사는 26세 된 학생은 거의 본 적도 없는 캘리포니아에 사는 44세의 삼촌을 위해서 자신의 콩팥을 기증했다.
    작년 8월15일 최초의 콩팥 기증자 루자멘티의 콩팥은 미국을 가로질러서 미 동부 뉴저지주의 뉴어크로 미 하늘을 가로질렀고, 거기서 뉴저지주 리빙스턴의 세인트 바나바 병원으로 급히 운송됐다. 거기서 66세 된 남성의 복부로 들어갔다.
    이 남성의 질녀인 33세의 여자 간호사는 자신의 콩팥을 삼촌에게 주고 싶었지만, 여성의 A형 혈액형은 삼촌의 O형 혈액형과 충돌했다.
    그래서 루자멘티의 콩팥을 받는 대신에, 이 여성 간호사는 자신의 콩팥을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간절히 콩팥 기증자를 기다리던 또 다른 여성에게 주기로 결정했다.
    이 여성이 콩팥을 이식받는 조건으로, 이 여성의 전 남자친구는 결국 둘 사이에 태어난 딸을 위해서 또 자신의 콩팥을 기증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은 부모를 위해서, 남편은 아내를 위해서, 여동생이 오빠를 살리기 위해서 기꺼이 자신의 콩팥을 모르는 이에게 기증했다.
    이 60명의 콩팥 기증·이식 연결고리에서 마지막으로 콩팥을 제공받은 테리는 자신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에서 ‘죄책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를 돌보는 의사들은 “이 고리는 이제 끝났지만, 이제 새로운 기증·이식의 체인이 시작할테니 걱정말라”고 위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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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개:

    1. 놀라운 이야기네요.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 장기를 주고 싶어도 맞지를 않아 애태우는 사람들이 참 많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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