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a Anderson과의 6년만의 만남
2006년도 10월 00대병원에 발령받고 처음으로 외국학회를 나가게 되었는데 미국 유타주 Salt lake city 에서 열리는 ACCP (American College of Chest Physicians) 학회에 가게 되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큰아들녀석과 동행했는데 초행의 외국이라 긴장도 많이 되었지만 그곳 유타대학병원 간호사로 근무중이던 Lisa를 만나게 되어 여러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학회 중간 중간 시간을 내어 몰몬교도가 많이 산다는 Salt lake city를 구경하게 되었고 미국의 대학병원은 어떠한지 궁금하여 유타대학 옆에 있던 대학병원을 무작정 방문하게 되었다.
먼저 응급실로 찾아가 짧은 영어실력으로 여차여차하여 온 한국의사인데 당신들 시설을 좀 구경하고 싶다고 했더니 감사하게도 흔쾌히 안내를 해주었다.
응급실은 크기는 한국의 대학병원과 비슷하였지만 상당히 한산하였다.
큰 오픈된 공간에 환자들이 줄지어 누워있고 가끔은 고성이 오가기도 하는 시장통같은 보통의 한국과는 많이 달랐다.
응급실 중앙에는 의료진을 위한 데스크가 있고 공간 가장자리로 독립된 음압시설이 구비된 여러개의 처치실들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그 안에는 심폐소생술을 비롯한 각종 처치기구가 비치되어 있어서 독립된 응급진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각각의 방마다 호흡기 감염환자를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도록 음압실이 되어 있다니 놀랍고 많이 부러웠었다.
필자의 소속이 중환자 진료에 많이 연관되어 있는 호흡기 내과 인지라 MICU (medical intensive care unit)가 어떤 모습인지 많이 궁금했다. 역시 내과계 중환자실도 역시 무작정 찾아가 벨을 누르고 견학을 하고 싶다고 하니 한 간호사가 나오는데 반갑게도 한국인이 아닌가? 아마도 교포 2세 간호사인 것 같았다. 바쁘게 일하다 나온듯 보이는 그녀는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중환자실을 보여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는것에 놀랐고, 그것도 한국사람이라는 것에 놀라는 눈치였다. 안되는데 잠깐 보여주겠다고 하여 살짝 보게 되었는데 그 곳도 역시 그 병원 응급실처럼 전 병실이 격리되어 있었다. 고년차 전공의사가 상주하고 있다고 했다.
어쩌면 좀 무례할 수도 있었지만 선진병원을 견학하고 싶다는 욕심에 전 병원, 병실들을 이곳 저곳 돌아다니고서 병원을 나오게 되었는데 나오는 길을 좀 잃어버렸던것 같다. 이리저리 입구를 찾던중에 만난 분이 바로 Lisa 였다.
중년의 백인여성이었는데 나가는 길을 묻는 나와 초등생 아들에게 반갑게 길을 안내하면서 서로 자기 소개를 하게 되었고 자기는 이곳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간호부 중직자 이고 퇴근하던 길이라고 했다.
여차여차해서 학회중에 당신네 병원을 견학하고 있었다고 했더니 헤어지기 전에 내일 자기가 off duty인데 salt lake city를 소개시켜주겠다는 것이 아닌가.
얼떨결에 정말이냐고 되물어 보면서 이거 친절해도 너무 친절한 것 아닌가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감사하게 동의를 하게 되었다.
다음날 내가 묵는 호텔로 차를 몰고 온 그녀를 따라 학회에서 만난 박00교수님과 함께 우리 셋 일행은 그녀의 추천으로 그녀가 간호대학을 졸업했다는 그곳에서 1시간이상 떨어진 Brigham Young University에 먼저 가보게 되었다. 아담한 대학이었는데 미국에서 공부를 제일 열심히 하는 대학 중의 하나라고 하며 그녀의 소개로 한국에서 오래 몰몬교 선교사로 일하셨다는 한 교수님을 만나 그의 유창한 ‘한국말’로 대학 여러 곳을 설명 들었으며 그분의 추천으로 대학 근처에 있는 몰몬교 선교훈련센터(? 정확한 이름은 모름)를 소개받아 가보게 되었다.
여러분들 중에는 가끔 길에서 “깔끔한 양복과 검은 가방을 든 두 명의 미국청년들”을 보았으리라. 이들이 바로 이곳에서 선교사로 언어훈련을 받고 전세계로 파송된 몰몬교 선교사들이라고 하였다. 몰몬교 청년들은 이렇게 선교사로 파송되어 다녀오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많은 청년들이 자원을 한다고 하였다. 깔끔하게 양복을 입고 열심히 수업을 받는 그들을 보던 중에 한국에서 견학자가 왔다고 하니 마침 한국으로 파송되기로 하고 훈련 중이던 두명의 예비선교사들을 소개시켜주었는데 어찌나 한국말을 잘하던지 깊은 종교적 관심사에 대해 세심한 뉘앙스까지도 한국말로 대화를 할 수가 있었다. 그들의 정말 치밀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기독교계에서는 이단으로 분류되어 있는 몰몬교도들 인지라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것을 강하게 부각하고 논쟁을 벌이고 싶지는 않아서 서로 유익한 정도의 대화를 하고 그들이 주는 한국어 몰몬경을 받고 헤어지게 되었다.
반나절 이상 Lisa의 안내로 이곳 저곳을 견학하게 되었는데 기쁨으로 낯선 동양인들을 안내해준 Lisa그분에게 큰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으며 우리 일행에게는 그녀를 통해 봉사하는 자세, 열정등을 배우게된 좋은 계기가 되었다. 물론 그분의 봉사가 몰몬교에 대한 그분의 헌신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지만,
이런 그녀의 열정을 통해 개인적으로는 다른 언짢은 일들이 미국에서 있었지만 (특히 아메리칸에어라인 기내에서의 아주 무례하고 불친절한 승무원) 미국을 떠올릴 때면 우선 Lisa의 친절함이 떠오르고 흐믓해지곤 한다.
이후 감사의 메일을 보냈는데 주소가 잘못 되었는지 답신을 못 받았고 소식이 끊겼다가 6년 만인 올해 2012년도 페이스북에서 친구추천으로 Lisa가 있어 혹시나 그분인가 하여 보낸 메일에 반갑게도 그녀가 맞았고 답신을 보내오게 된 것이 바로 아래 글들이다.
그녀와는 종교, 나이, 국가를 너머 좋은 친구, 본받고 싶은 삶의 멘토-멘티로 지냈으면 한다
-------------------아 래 -------------------------------------------
Dear Lisa,
I'd like to guess exactly YOU, kindly helped us in Salt lake city on 2006.
I'm 00, Korean doctor, pulmonologist, center person in attached picture.
If I guess you correctly, You are very kind woman.
As often as thinking of USA, I felt thanksful mind because your kindness.
I had sent email to you at 2006. but I couldn't contact you.
I hope you and your family are in good health.
from 00, KOREA.
p.s) If I send e mail to another person-you don't know me, A thousand pardons for my mistake.
Lisa Anderson
Thank you very much for contacting me. I do remember you and I am glad that you made the effort to communicate. I am sorry it has taken me so long to get back with you. Facebook is not something I check frequently. Better to e-mail at ( )@hsc.utah.edu. Anyway, I hope you and your family are well, are happy and in good health. We are fine here. We have had a mild winter. Please do stay in touch. And thanks again for writing. Your friend, Lisa 00
(유타대학병원 응급실 사진들)
나의 취미 중 하나는 인터넷신문을 보는것이다.^^;; 세상 돌아가는 것도 알수 있고 여러 흥미로운 일들, 교훈적인 것들(가끔 엉뚱한 길로 빠져들기도 하지만..)을 접하는것이 무척 재미있다. 그러다가 과거 언젠가 좋은 내용을 읽었는데 다시 기억하려니 아련한 일들이 생기면서 나에게 감동이 되었거나 나중에 되새겨 볼만한 좋은 글이 있으면 스크랩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Blogger"란 블로그가 유용하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 서핑 중 관심있는 부분을 "스크랩" 버튼만 누르면 차곡차곡 저장이 된다는 것을.. 여기에 저장된 글들은 대부분 내게 감동적이거나 도움될만한 것을 인터넷 상에서 보다가 무작위로 모아놓은 것임을 밝혀둔다. 그래서 좀 뒤죽박죽이다. 일부는 내가 작성한 것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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