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29일 화요일

미국 최고 암연구소 떠나 서울대에 둥지 튼 교수 - 1등 인터넷뉴스 조선닷컴

 

미국 최고 암연구소 떠나 서울대에 둥지 튼 교수

  • 연합뉴스

입력 : 2011.03.30 09:26 / 수정 : 2011.03.30 11:21

▲ 이호영 교수
이호영 교수 “국내 암 치료 중개연구 분야 개척하고 싶어”
미국 유명 대학에서 한국인이 종신교수직을 얻는 일은 매우 드물다.
고생 끝에 얻은 종신교수직을 던지고 고국으로 돌아오는 일은 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이호영(49.여) 교수는 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를 떠나 이달초 서울대 약대로 자리를 옮겼다.
MD 앤더슨 암센터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들이 치료를 받고자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갈 정도로 암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병원이다.
이호영 교수는 3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초와 실용을 접목한 미국의 항암연구를 한국에 뿌리내리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1992년 이화여대에서 약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1995년 연구년을 맞은 남편(부산대 교수)을 따라나서면서 미국 생활을 시작했다.
박사후 과정 지도교수의 제의로 텍사스대 전임강사를 맡았고 조교수 시절 미 국립보건원(NIH) 연구지원금을 6개월간 3번 연속 받아내는 등 두각을 나타내 전임강사 시작 3년 만에 부교수가 됐다.
2009년 종신교수직을 받기까지도 지독히 연구에만 몰두했다.
이 교수는 “연구는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다. 개인연구를 하는 4년 동안 1년 365일 중 하루도 쉬지 않고 연구실에서 일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 교수가 MD 앤더슨 암센터에서 맡은 연구분야는 기초연구와 임상시험을 연계하는 ’중개연구’ 분야. 폐암과 두경부(頭頸部)암을 전문적으로 연구했다.
종신교수직을 따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대로부터 교수직 제의가 들어왔다. 이 교수에게는 어려운 선택이었다.
“미국에서 쌓은 연구경력을 포기해야 하는 게 가장 마음에 걸렸다. 팀 프로젝트도 중간에 빠져야 해서 미안했다. 미국에서 5년만 더 하면 연금이 나오는데 금전적인 부분도 많이 포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한국행을 선택한 것은 뒤처진 국내 암 치료 중개연구 분야를 개척해보고자 하는 욕심 때문이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중개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곳에서 기초학문과 임상을 겸한 중개연구 분야를 손수 개척하고 싶었다. 과학자로서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세부 분야에 국한된 연구만 해야 했는데 한국에서는 기초학문 연구도 함께하며 연구분야를 넓힐 수 있었다. 모국에서 탁월한 역량을 가진 제자들을 가르치고픈 마음도 생겼다.
한국에 있는 남편과 어머니를 생각하니 결심이 굳어졌다.
이 교수가 한국에 온 것은 이제 한 달 남짓. 너무도 많이 바뀐 서울의 환경에 놀라 차도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에서 쌓은 중개연구 경험을 여러 사람과 나누면서 위암과 간암, 췌장암 등으로 연구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후배 연구자에게 하고픈 조언을 청하자 그는 단호한 눈빛으로 “5~10년 동안 눈 딱 감고 일에만 집중하다 보면 기회가 열린다. 인생에 보장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하고자 하는 일에 ’올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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