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일 목요일

출소한 후 재범 0명… 소망교도소 1년의 성공 - 1등 인터넷뉴스 조선닷컴

 

출소한 후 재범 0명… 소망교도소 1년의 성공

  • 여주=이태훈 기자

    입력 : 2011.12.02 03:02

    아시아 첫 민영교도소 1주년
    아가페재단의 의미있는 실험, 재소자들 식당서 다같이 식사 명사강연에 연극도 함께 봐…
    "딸에게 미안" 재소자 편지에 기념식 강당 곳곳서 눈물

    교도소 운영을 민간에 맡기느냐는 비판도, '종교 편향' 우려도 있었다. 자금이 모자라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1년 전 문을 연 소망교도소(소장 심동섭)가 1일 개소 1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개신교계 아가페재단(이사장 김삼환 명성교회 담임목사)이 만든 아시아 최초의 민영 교도소다. 우리나라 교도소 출소자의 평균 재복역률은 22% 정도지만 이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처음 30여명이던 수용자는 지금 300여명이 됐다. 12명이 출소했고 아직 재범자는 없다. 성패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민간의 효율성과 풍부한 인적자원을 교도 행정에 결합시킨 의미 있는 실험이다.
    소망교도소는 여러모로 일반 교도소와는 다르다. '거실'(감방을 가리키는 용어)에 식사를 넣어주는 일반 교도소와 달리 수용자가 다 같이 식당에 모여 밥을 먹는다. 매주 한두 차례 명사 강연이나 음악·연극 공연을 함께 보는 '공동체 모임'도 열린다. 특히 아버지학교, 1대1 전문 상담, 음악·미술·웃음치료 등 민간 전문가 10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20여가지 교육 프로그램은 이 교도소의 가장 큰 특징이다.
    '소망 밴드' 단원으로 동료 재소자들과 함께 노래한 박창명(60·가명) 씨는 '아버지학교'를 통해 가족을 회복한 경우다.
    박씨의 죄명은 살인미수. 서른여섯에 결혼해 딸을 뒀지만 부인의 잇따른 투자 실패로 빚더미에 올랐다. 결국 부인은 박씨를 피해 딸과 함께 종적을 감춰버렸다. 2005년의 일이다. 4주를 숨바꼭질한 끝에 만난 부인이 "그만 끝내자"고 하자 박씨는 배신감에 흉기로 부인을 20여차례 찔렀다. 말리던 딸까지 어깨와 등을 찔렸다. 두 사람 다 목숨만 간신히 건졌다. 형이 확정된 뒤 교도소로 이감될 때 박씨는 "죽어야겠다" "세상에 나 혼자뿐" "인생에 더 이상 소망도 없다"고 생각했다.
    소망교도소 수용을 지원해 이감된 뒤 올 5월 박씨는 가족관계 회복 프로그램인 '아버지학교'에 참여했다. 마지막 세족식(洗足式)날 박씨는 "할 수만 있다면 나가서 아내와 딸의 발을 씻겨주고 싶다"며 펑펑 울었다. 그리고 부인에게 편지를 썼다. 진심이 담긴 편지를 받은 부인은 6월에 박씨를 면회 왔다. 답장도 보내왔다. 편지엔 '정말 좋은 사람으로 거듭나도록 기도할게요. 가족은 당신을 버리지 않아요'라고 쓰여 있었다. 출소가 1년쯤 남은 박씨는 "내가 그들 목숨을 빼앗을 뻔했으니, 이제 내 목숨을 걸고 가족을 섬기겠다"고 말했다.

    아시아 첫 민영 교도소로 지난 1년간 의미 있는‘실험’을 진행해온 소망교도소의 재소자들이 1일 열린 1주년 기념식 무대에서 밴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소망교도소 제공

    재소자 김선남(46·가명)씨는 이날 기념식에서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었다. "엄마 없이 자라는 딸에게 나는 항상 못난 아빠였다"고 했다. 술과 도박에 빠져 교도소를 드나들었고 살인을 저질렀다. 다시 감옥에 간 아버지에게 딸은 편지를 썼다. '아빠를 너무 외롭게 둬 미안하다'고. '누구나 실수는 한다'고. 김씨는 "어린 날부터 힘든 일만 겪게 했는데 이렇게 예쁘고 건강한 숙녀로 자라줘서 고맙다. '평범하게 살아가자'고 한 말, 반드시 명심하고 잊지 않겠다"고 했다. "서서히 변화되고 있는 아빠가"라고 편지의 끝을 맺을 때, 강당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김삼환 아가페재단 이사장은 "고난과 역경 속에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하는 가운데 문을 열었던 소망교도소가 어느새 1년을 맞은 것이 너무도 가슴이 벅차올라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삼환 아가페재단 이사장, 김승규 전 국정원장, 민주당 김영진 의원, 손병두 한국방송공사 이사장 등 개신교 민영 교도소의 뜻을 세우고 함께 노력해온 각계 인사들과 법무부 당국자 등이 참석했다. 자원봉사자와 재소자 가족 등 400여명이 모여 교도소 대강당이 꽉 찼다. 재소자 밴드 16명과 합창단 44명이 무대에 올라 공연도 선보였다. 2001년 민영 교도소를 위한 아가페재단 설립 실무위원장을 맡았던 최성규 목사(인천순복음교회)는 "누군가에게 아픔을 준 탓에 여기 왔다면, 이제 변화되어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이들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소망교도소는 연 54억원 정도의 정부 예산 지원으로 운영된다. 같은 모 일반 교도소의 90% 수준이다. 나랏돈을 10%쯤 절약한 셈이다. 박효진 부소장 직무대리는 "우리 교도소를 거친 이들이 출소 뒤 재범 없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사회에 뿌리내리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그 열매를 얻기 위해 열심히 땅을 돋우고 거름을 주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소한 후 재범 0명… 소망교도소 1년의 성공 - 1등 인터넷뉴스 조선닷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