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16일 토요일

한국일보 : [질문이 사라진 교실] "처음엔 학생들 참여도 낮아 당황…"

 

[질문이 사라진 교실] "처음엔 학생들 참여도 낮아 당황…"

■레데스마 건국대 교수가 본 한국 대학수업
"듣기만 하고 사회 진출 후 제 목소리 낼 수 있을까요?"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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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 강단에 선 외국인 교수들은 한국 대학생들의 수강 태도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미 위스콘신대 재직 중 2008년 건국대 국제무역학과 교수가 된 로돌포 레데스마(59)씨. 2009년 2학기와 지난해 2학기 강의평가에서 우수 교수로 선정될 만큼 명강의로 유명하다.
그는 학생 평가 시 수업 참여도를 20% 반영한다. 매 강의마다 자신의 질문에 손을 들고 답하거나 자신에게 질문을 하는 학생에게 1, 2점의 참여 점수를 준다. "부임 당시에는 수강생들의 낮은 참여도에 무척 당황했다"는 그는 "처음엔 점수 때문에 손을 들던 학생들이 이젠 스스로 주도하는 학습의 중요성을 깨닫고 차츰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적으로 수줍음이 많은 것은 이해하지만 질문 한 번 없이 강의를 듣기만 한 학생이 과연 사회에 나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요? 배움은 질문에서 시작되는데 말이죠."

그는 미국 대학에서도 15년 간 같은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교수가 호기심 자체를 학생에게 전해 줄 수는 없어요. 단지 호기심 있는 학생을 독려하는 거죠. 배움이란 결국 각자의 것이고, 교수는 학생이 성장하게 돕는 사람일 뿐입니다."
레데스마 교수는 학생이 주도하는 수업을 위해 교수들이 강의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말했다. 진도에 급급해 혼자 떠들기보다는 중요도가 낮은 장(章)은 학생 스스로 해결하도록 남겨 두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지식을 익히는 것은 인생에서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사회에 나가기 전에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은 지식이 아닌 독해 능력과 비판적인 사고 능력이죠."
그는 "한국에선 학교에서 실패한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어렵지만 미국에선 낮은 학점으로도 사회적 성공이 가능하다"며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주문했다.
"미국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이시도어 아이작 라비의 일화를 들려드리고 싶네요. 라비는 어떻게 과학자가 됐냐는 질문에 '어머니 덕분'이라고 답했어요. 어린 시절 주변의 다른 어머니들이 방과 후에 '오늘 뭘 배웠니'라고 묻는 것과 달리 그의 어머니는 '오늘 무슨 질문을 했니'라고 물었답니다. 좋은 질문을 하는 습관이 그를 과학자의 길로 이끈 거죠."

한국일보 : [질문이 사라진 교실] "처음엔 학생들 참여도 낮아 당황…"

댓글 1개:

  1.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저도 그 긴 학창시절을 꿀먹은 벙어리처럼 지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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