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감동시킨 ‘26명의 훈남’
세상 뜬 대학 동기 대신 15년간 자식 노릇
신화통신 등 ‘올봄 가장 푸근한 미담’ 전해리웨이허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 부부가 집으로 찾아온 아들 친구들을 만나 흐뭇해 하고 있다. 사진 출처 바이두
“친구는 없지만 너무 상심 마세요. 저희들이 두 분 생활비도 책임지고 아드님 몫을 대신할게요.”
중국 허베이(河北) 성 청더(承德) 시 청더 현에 사는 리웨이허(李維賀) 씨(66)는 허베이농업대를 다니던 차남 바오위안(寶元)이 심장병으로 죽은 지 두 달여 뒤인 1996년 12월 이런 편지를 받았다. 발신자는 아들의 같은 과 친구인 ‘원예과 과수 전공 93학번’ 26명이었다. 며칠 후에는 아들 친구들이 보낸 300위안짜리 전신환이 도착했다. 아들 친구들은 그 후로 15년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크고 작은 돈을 보내왔고, 명절 때에는 리 씨 부부가 사는 시골까지 찾아와 위로해주었다. 지금까지 이들이 보내온 안부 편지만도 100통이 넘는다고 한다.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많은 돈을 보내지 못합니다”라는 편지를 받았던 날, 부부는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았다.
리 씨 부부 돕기를 주도했던 뉴수치(牛樹啓) 씨는 “바오위안의 형도 바오위안보다 6년 전에 심장병으로 죽었다. 자식을 모두 잃은 두 분을 돕자는 이야기가 친구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말했다. 리 씨 부부는 아들 친구들의 도움으로 두 아들의 병원비로 진 7만 위안(약 1190만 원)의 빚도 갚았다고 한다.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이 미담을 ‘올봄 가장 가슴을 푸근하게 하는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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