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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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의 '미친 생각'이 노벨상 낳는다

아시아경제| 기사입력 2011-04-08 16:00 기사원문

201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맨체스터대 교수가 7일 UNIST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37) 맨체스터 대학 교수가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2004년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그래핀(graphine)을 발견한 노보셀로프 교수는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학자로 다시금 자리매김했다. 7일 UNIST를 방문한 노보셀로프 교수를 직접 만났다.
발견된 지 겨우 6년만에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 준 그래핀은 과연 무엇일까.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은 흑연의 한 층을 아주 얇게 떼어낸 2차원 탄소 구조체로 현재 물리학계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는 주제다. 화제가 됐던 것은 노보셀로프 교수가 그래핀을 발견한 방식이다. 노벨상 공동 수상자이자 맨체스터 대학 동료인 안드레 가임 교수와 노보셀로프 교수는 셀로판 테이프를 흑연 덩어리에 붙였다 떼어낸 뒤 이를 다시 실리콘 기판 위에 놓고 문질러 그래핀을 제작했다. 제조 방식을 유튜브 동영상으로 찾아볼 수 있을 만큼 간단하다. 너무나 쉽게 흑연에서 완벽한 2차원 구조의 그래핀을 분리해 낸 것이다. 노보셀로프 교수는 "여러 방법을 시도하다 실패한 뒤 스카치테이프 생각이 났다"며 "실패를 거쳐 성공하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관념의 틀을 깨는 연구 방식에서 알 수 있듯, 노보셀로프 교수가 강조하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다. "보통 연구의 90%는 실패하고, 10%의 엉뚱한(crazy)아이디어가 성공을 거둡니다. 이를 위해 기존 논문들을 전혀 보지 않고 독창적인 실험에 도전하기도 하죠. 그래핀 역시 그렇게 얻어낸 것입니다."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하기 위해서도 이런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노보셀로프 교수의 주문이다. "기존의 연구를 개선하는 데 매달려서는 노벨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 노밸상은 전혀 새로운 차원의 연구개발 성과에 주어집니다." 그는 "노벨상을 위한 정부 투자도 독창적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는 기초연구에 집중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보셀로프 교수는 "한국 과학자들의 역량은 매우 뛰어나지만, 정부 정책이 기초연구보다 응용연구에 치우쳐있지 않은가 싶다"며 "기초·원천연구가 노벨상에 더욱 가깝다"고 강조했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대해 노보셀로프 교수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보였다. 과학벨트를 조성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위치할 학교나 연구시설이라는 것이다. 그는 "대형 국책사업을 기적적으로 이뤄낸다고 해도 학교나 연구시설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면 누가 가겠느냐"며 "지어 놓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노보셀로프 교수는 지금 또 다른 2차원 소재를 찾아내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과의 그래핀 공동 연구도 지속적으로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지난해 UNIST 그래핀 연구센터 명예소장으로 임명된 데 이어 올해에는 석좌교수직도 맡게 됐으며, UNIST의 우수 대학원생을 선발해 지도하는 '노벨 펠로우쉽'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노보셀로프 교수는 "한국의 과학적 역량은 세계적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연구 거점을 옮겨야 한다면 한국도 충분히 고려의 대상입니다. 한국은 중요한 과학적 거점 국가입니다." 그는 "젊고 뛰어난 한국 학생들과도 소통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래핀이란?
우주에서 가장 얇고 가장 강한 물체'로 설명되는 그래핀은 흑연의 한 층을 얇게 분리한 2차원 탄소 구조체다. 실리콘보다 전자를 100배 빠르게 이동시키고,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는 데다가 강도도 다이아몬드 2배 이상으로 손목에 찰 수 있는 컴퓨터, 종이만큼 얇은 디스플레이 등 미래 기술을 개발하는 데 무궁무진한 활용성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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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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